넷플릭스 Top 10 [2022년 3월 셋째 주] 2위를 차지한 맨 인 더 다크 2편은 1편의 흥행으로 기대작 중 하나였습니다. 공포스러운 분위기와 쫄깃한 긴장감이 시종일관 이어지던 전편에 이어 속편은 기대를 충족시킬까요? 최근 영화들은 극장 개봉하고 몇 달안에 넷플릭스에서 만나볼 수 있는데요. 이번에는 맨 인 더 다크 2가 넷플릭스로 찾아왔습니다.
해외 평점은 로튼 토마토 관객 평점 85점, flixpatrol 평점 6.1으로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국내 평점은 다음 평점 7.9, 네이버 평점 7.7로 높은 편입니다. 평점만 봤을 때 기대치에 부응한 것 같습니다.
18세 관람가 / 러닝타임 1시간 38분/ 2021년 제작/ 공포 스릴러
줄거리>
끔찍한 화재로 고아가 된 피닉스를 데려온 괴팍한 장님 노인이자 전 해병대 퇴역 군인인 노먼은 그녀의 양아버지가 된다. 어릴 적 이야기를 묻는 피닉스에게 말을 아끼는 노먼, 엄격한 통제 아래 생존법을 배우는 게 일상인 피닉스는 가끔 집을 방문하는 에르난데스와 시내로 향하는 게 유일한 즐거움이다. 오랜만에 불탄 어릴 적 집을 찾았다가 의문의 사내를 만나고, 그날 밤 의문의 괴한이 들이닥쳐 피닉스를 납치, 노먼은 피닉스를 찾아 나서는데...
맨 인 더 다크 2의 영어 제목은 Don't breathe2입니다. 콰이어트 플레이스와 대등한 수준의 입틀막 영화의 대표 격이죠. 극장에서 팝콘 녹여먹은 건 처음이다. 이런 이야기 들어보셨을 거예요. 신선한 설정과 세련된 밀실 공포로 영화가 상영되는 내내 숨 쉬는 것도 쉽지 않은 영화로 유명합니다.
한적한 외곽에 살고 있는 피닉스의 안전가옥입니다. 전편에서도 그렇지만 한정된 장소에서 치밀한 액션이 펼쳐지기 때문에 영화에서 집은 매우 중요합니다. 집 주변에 폐가로 보이는 주택이 몇 개 있을 뿐, 총기를 난사해도 누구 하나 도와주지 않을 척박한 위치에 자리한 피닉스의 안전가옥은 영화에 알맞은 장소로 보입니다.
첫 영화로부터 8년 뒤를 배경으로 시작하는 맨 인 더 다크 2는 장님 노먼이 전편의 잃어버렸던 딸을 대신해서 길에 쓰러진 피닉스를 애지중지 키우고 있습니다. 홈스쿨로 집에서 생존법을 가르치는 노먼은 터미네이터의 사라 코너를 떠올리게 합니다. 미래의 공포에 대한 편집증적 강박으로 가득한 부모는 아이를 과하게 훈육하기 마련이죠. 단지 차이라면 사라 코너는 선한 쪽이고 장님 노먼은 악인이란 겁니다.
한 달에 한번 집을 찾아오는 유일한 외부인 에르난데스를 따라 시내 구경을 가는 피닉스는 엄마의 혼을 위로하기 위해 화재가 난 예전 집을 몰래 찾아갑니다. 그 후에 의문의 남자를 만나게 되는데요. 다행히 보디가드인 애견 새도우의 도움으로 무사히 집으로 돌아옵니다. 이날 저녁 에르난데스는 안타깝게 목숨을 잃게 되지만 이 영화에서 살아남는 사람을 기대하는 게 이상한 거죠. 의문의 남자를 중심으로 한 무장 괴한들이 피닉스의 집으로 침입합니다.
무장 괴한들은 마약 조직이었고 우두머리가 피닉스의 생물학적 아버지였습니다. 양아버지 노먼을 도둑이라며 죽이라 명령하지만 쉽게 당해줄 노먼이 아니죠. 이미 이런 상황을 염두에 뒀던 터라 피닉스와 호흡을 맞춰 괴한들을 곤란하게 만듭니다. 여러 명을 상대로 장님 특유의 액션을 보여주며 선방하지만 닌자 같은 은신술로 잡힐 듯 잡히지 않던 피닉스는 결국 잡히고 집은 불타버립니다. 모든 것을 잃은 노먼은 망연자실하다 딸을 되찾으러 갑니다. <앞으로 스포 주의>
약에 취했던 피닉스가 정신을 차리자 생부가 너의 본명은 테라이며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합니다. 떠나려던 피닉스의 귀에 익숙한 음악소리가 들리고 뒤돌아 보니 어머니가 살아있습니다. 저는 어머니의 외모만으로 불길해 보여서 뒤가 안 좋을 거 같았는데 예상이 맞더군요. 피닉스는 친부모로부터 생명의 위협을 받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영화에서 확인하세요.
피닉스의 생명이 위험한 순간 건물의 전기가 나가고 노먼이 나타납니다. 어둠 속에서 적을 하나씩 처리해가는 노먼은 수양딸의 생명을 구하고 새로운 인생을 살도록 곁에서 떠나보냅니다. 마지막에 노먼이 피닉스에게 고해성사하는 장면은 관객을 향하는 듯했고 노먼의 죽음으로 마무리되는 결말은 예상 밖이었습니다. 노먼은 인간성에 깊은 결여가 있지만 수양딸을 위한 모습은 갱생한 것과 다름없었습니다.
1편에서 감독과 각본을 담당했던 두 사람이 2편에서는 포지션을 바꿨습니다. 각본을 담당했던 로도 사야구에스가 2편에서는 감독을, 1편의 감독이었던 페드 알바레즈가 각본을 담당하며 이번 작품을 많이 고민한 흔적이 보입니다. 설정만으로 신선했던 첫 작품에 비해 보여줄게 몇 개 없는, 일종의 한계를 느끼지 않았을까 해요. 보통 시리즈가 나올수록 이전 작품과 연관 지으려면 서사적인 면을 부각하게 됩니다. 또한 이들은 이블데드, 텍사스 전기톱 학살사건 같은 굵직한 슬래셔 장르를 만들면서 공포의 서브 장르에 대한 상당한 노하우가 있습니다. 액션과 썰리는 표현만으로도 영상을 가득 채우고 있으며 영리하게도 신파를 넣어 마지막으로 갈수록 감정적 고조를 높이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국내에서는 k-신파로 불리며 자주 사용하는 서사적 연출인데 해외에서는 평이 좋죠. 저는 스토리가 진부했지만 공포 장르 특유의 긴장감이 어느 정도 희석시켰다고 봐요. 그리고 1편에서 주인공이 완벽한 악인이라 2편에서 관객에게 어떤 식으로 다가갈지 고심한, 그리고 그다음 편도 생각한 스토리라인을 보여줍니다. 이런 감독들의 고민이 다행히도 관객에게 긍정적으로 다가간 모습입니다.
그리고 반가운 소식이 하나 있는데요. 디즈니 스트리밍용 프렌차이즈 작품으로 에일리언이 제작되고 있습니다. 10편 이상의 영화를 제작하려는 일환으로 페드 알바레즈가 감독으로 참여하고 리들리 스콧이 제작하는 SF 공포 스릴러, 기대됩니다.
스티븐 랭은 이 영화로 제2의 리즈시절이라고 불려도 이상하지 않은 전성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생전 처음 보는 빌런형 장님 노인의 액션 연기는 인상적이었는데요. 영화의 80% 이상을 배우가 하드 캐리를 했다고 다들 공감할 겁니다. 이번 영화에서 스티븐 랭은 얻어맞고 찔리고 초인처럼 다시 일어나서 싸울 때마다 고통스러워하는 주인공의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합니다. 액션배우로 드문, 대단한 능력 같습니다. 그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니 출연작 중 가장 유명한 작품은 아바타였고 거기서도 악역을 맡았습니다. 스티븐 랭은 악역 전문 배우네요.
매들린 그레이스는 2008년생으로 10살 때부터 연기를 시작했습니다. 맨 인 더 다크 2에서 성숙하고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준 이 소녀 또한 인상 깊은 배우입니다. 앞으로의 배우 인생이 기대됩니다.
맨 인 더 다크 2의 ost는 로케 바뇨스가 음악감독으로 참여했습니다.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 음악도 이분이 하셨네요. 영화와 잘 어울리는 불안하고 거슬리는 분위기가 음악에도 잘 나타납니다.
전편에 비해 약하지만 18세 관람가다운 피 튀는 액션과 잔인한 복수극, 그리고 밀실 공포가 잘 어우러진 작품이었습니다. 영화 초반에 아버지와 딸의 대화가 기억에 남습니다. 신은 선이자 악이니...
노먼: 뭐든 감사히 여길 줄 모르면 신께서 빼앗아 가신다.
피닉스: 신은 나쁜 분인가요?
노먼: 공정하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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