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메기는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지원하여 탄생한 14번째 독립영화입니다.
줄거리는 병원에서 성관계 모습이 찍힌 엑스레이 사진의 주인공이 누군가 하는 의심으로 시작합니다. 다음날 병원장은 단체로 출근 안 하는 직원들을 의심합니다. 유일하게 출근한 간호사는 병원장을 설득하여 결근한 사람 중 1명의 집으로 찾아가고 급성으로 쓰러진 의사를 구합니다. 이후 병원장은 망상적 의심을 버립니다. 간호사는 사랑하는 남자 친구와 알콩달콩 지내다가 어느 날 그의 전 여자 친구가 데이트 폭력으로 어렵게 헤어졌다는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그때부터 시작된 의심은 점점 커지고, 남자 친구가 설명해준 대로 이사할 집을 찾아가다가 급경사의 계단에서 굴러 떨어질 뻔합니다. 간호사는 남자 친구가 자신을 사고사로 살해하려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쫓아냅니다. 시간이 얼마 흐른 뒤 남자 친구를 찾아간 간호사는 여자를 때린 적이 있냐 묻고 그렇다는 대답을 들은 뒤 거대한 싱크홀이 남자 친구를 삼키며 끝납니다.
의심하는 인간의 모습과 사회문제를 함께 담아내려고 노력한 작품입니다. 특히 젠더이슈를 영리하게 전달하려고 했는데 생각만큼 잘 안된 거 같아요. 배우 연기도 좋고 20대의 삶을 가깝게 찍어낸 모습이 참신하고 감성까지 잘 전달되는데 기존 영화 문법에 익숙한 사람은 어색하고 영화는 주제에 대한 집중력이 약합니다. 불신이 점점 번지고 커져가며 싱크홀처럼 갑자기 나타나 사람을 집어삼키기는 표현이 재밌었고, 잃어버린 반지 생각에 사로잡힌 남자 친구의 머릿속을 하늘에 둥둥 떠 있는 커플반지로 표현한 엉뚱함도 좋았습니다. 그리고 내레이션은 모두 병원 환자가 키우는 어항 속 메기가 하는 말입니다.
간호사의 남자 친구 역의 구교환 배우는 모가디슈에서 북한 대사관의 태준기 참사관을 연기했습니다. 목소리가 특이해서 연기 변신이 어렵다고 생각했던 게 바보 같을 정도로 연기력 좋은 개성파 배우입니다. 영화 메기는 의미 있는 작품이 확실합니다. 이 영화를 좋다 나쁘다 하는 이분법적 시선으로 보는 게 잘못된 거 같아요. 기회가 된다면 독립영화는 하나의 장르로 이해하고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일정 자본 이상이 투자되면 이놈이나 저놈이나 비슷해집니다. 제작사가 흥행 성공 방정식을 들이밀고 감독은 제작자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고 그러다 보면 아류작들이 우수죽순 생기죠. 이럴 때 독립영화 한 편은 오아시스 같을 때가 있습니다. 대신 아~주 가끔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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