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저튼 시즌2는 2022년 3월 25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었습니다. 브리저튼 시즌2는 연애 밀당이 쫄깃한 긴장감을, 급발진 스킨십이 설렘을, 위기를 이겨내고 진한 하룻밤을, 그리고 결혼식으로 마무리하는 공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지만 시즌1에 비해 약합니다. 앤소니가 의무와 애정 사이에서 마음을 잡지 못하고 샤르마 자매의 우애가 어긋나는 게 6화까지 이어지는데, 보는 게 마냥 편하진 않습니다. 동생과 결혼할뻔한 남자와 썸 타던 언니가 결혼하는 건 정서상 불편함이 있어요. 동생 에드위나가 두 사람의 행복을 빌어주는 장면에 공감하는 사람이 소수인 건 두말할 필요가 없겠죠. 국내 정서를 반영하듯 브리저튼 시즌2의 세계적 흥행에 비해 국내에서는 힘을 못쓰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Top 10 [3월 넷째주]에 하위권으로 진입했습니다.
브리저튼 시즌2의 로튼 토마토의 평점은 평론가 82, 관객 75로 낮은 점수는 아니지만 기대에는 못 미치네요. 하지만 평점은 어디까지나 참고사항일 뿐 팬이라면 공개일 확인하고 플레이 버튼을 눌렀을 겁니다. 어려움 끝에 해피엔딩이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18세 관람가 / 총8화 / 1회당 평균 1시간 3분/ 리젠시 로맨스 판타지
<시즌2 에피소드 목록>
1. 진정한 바람둥이: 앤소니는 신붓감을 찾기 시작하고, 엘로이즈는 사교계에 진출한다. (70분)
2. 경주가 시작되다: 열띤 경쟁과 가시 돋친 적에 맞서 구애 게임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앤소니 (53분)
3. 보닛 속의 벌: 브리저튼가 시골 별장에 샤르마 가족이 도착한다. (68분)
4. 승리: 손님들이 브리저튼가 무도회에 모인다.( 58분)
5. 상상할 수 없는 운명: 앤소니의 성급한 결혼 계획에 화가 난 케이트 (58분)
6. 선택: 가족에 대한 의무와 케이트를 향한 열망 사이에서 갈등하는 앤소니 (68분)
7. 조화: 브리저튼과 샤르마 가족에 관한 충격적인 소문이 순식간에 퍼져나간다. (58분)
8. 나를 사랑한 자작: 케이트에 관한 소식을 기다리며 화를 내는 앤소니 (71분)
목차
1. 제인 오스틴에서 줄리아 퀸으로 이어지는 리젠시 로맨스
2. 샬롯 여왕과 덴버리 부인, 어디서 봤을까?
3. 브리저튼 시리즈 속 패션(Fashion)과 쾌락(Passion), 노출수위 좌표
4. 18세기 상류층의 혼인 윤리와 코르티잔
5. 18세기 영국 음식도 단조로울까?
6. 에피소드별 클래식 커버 OST
리젠시 로맨스 소설의 대가 제인 오스틴의 소설은 대부분 영화화되었습니다. 오만과 편견, 센스 앤 센서빌리티, 엠마, 레이디 수잔, 비커밍 제인도 떠오르네요. 영국의 섭정 시대(리젠시)를 배경으로 한 로맨스 작품이 많은 이유도 제인 오스틴의 영향이 큽니다. 이 시기를 배경으로 한 서브컬처로 리젠시라 불리는 장르가 탄생할 정도니까요. 진심 어린 애정 그리고 오해를 여성 특유의 섬세한 표현으로 독자 혹은 관객을 홀렸던 18세기의 러브스토리가 브리저튼 시리즈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버드에서 미술 학위를 얻고 예일대 의대 준비를 하던 줄리아 퀸은 재미 삼아 쓰던 로맨스 소설이 적성이라고 확신했습니다. 예일 의대에 합격하자마자 그만둔 줄리아 퀸은 본격적으로 책을 쓰기 시작합니다. 2008년 미국 로맨스상을 수상하고 가장 어린 나이로 미국 로맨스 작가 협회의 명예의 전당에 헌정되는 대단한 일이 일어나죠. 그녀는 자신의 하버드 졸업에 대한 자부심을 로맨스 작가는 지능이 낮다는 편견을 깨는 일종의 도구로 생각한다고 종종 말하는데요. 독립적인 그녀의 작품 속 여주인공은 줄리아 퀸 본인과 닮았다고 하는데 작품에서도 현생에서도 시대적 고정관념을 깨고 독립적 인생을 사는 모습이네요. 그녀는 리젠시 로맨스 소설의 거장임에 틀림없습니다.
줄리아 퀸은 소설에서 인기가 있지만 다른 매체로, 특히 Netflix의 히트작으로 자신의 리젠시 로맨스 소설이 세계적인 현상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합니다. 인터뷰에서 미국 최고의 사서인 낸시 펄의 말을 빌어 문학 소설은 항상 최고의 사례로 평가되고 로맨스는 항상 최악의 사례로 판단된다며 자신의 사례로 편견을 깰 수 있기를 바란다고 합니다. 그리고 자신은 교육이 아닌 즐거울 수 있는 책을 쓰고 있으며, 앞으로 더 잘하고 싶고, 사람들이 계속 읽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누군가 새롭고 예상치 못한 인물이 등장해 이번 사교 철을 발칵 뒤집어 놨으면 하네.
브리저튼 시즌2에서 샬롯 여왕은 권위에 도전하는 레이디 휘슬다운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주도면밀하게 덫을 놓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런던과 연관이 없는 외부인을 이번 시즌 데뷔탕트의 다이아몬드로 선택하고, 그에게 다가가는 인물을 분석하여, 권력자만의 특권이자 뛰는 놈 위의 나는 놈이 있다는 걸 보여주려 합니다. 이렇듯 샬롯 여왕과 덴버리 부인 두 사람은 영국 사교계의 중요 인물이자 드라마에서도 없으면 안 될 존재입니다. 브리저튼 시즌2에서도 가장 먼저 나오고, 극 중에서 주요 사건을 해소하는 역할을 합니다.
브리저튼의 시대적 배경은 섭정 시대(조지 3세-조지 4세)로 실제 샬롯 여왕은 흑인 피가 섞였다는 주장이 있는데요. 사실이라면 브리저튼 제작진은 적절한 배우를 캐스팅했네요. 할리우드에서 유색인종을 작품에 녹이는 일이 유행하고 브리저튼도 파격적 캐스팅으로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특히 시즌1의 흑인 공작은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흑인 여왕 역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데요. 원작에는 없는 인물로 제작자 숀다 라임스가 시리즈를 위해 고증에 기반하여 만들어낸 인물입니다. 골다 로셔블은 국내에서 영화 듄으로 만난 적이 있습니다. 아트레이더스 가문의 제시카 부인에게 크리스나이프를 전해주는 프레메 여인으로 등장하는데 기억하는 분이 있을지 의문이지만 브리저튼 시리즈에서 골다 로셔블은 엄청난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샬롯 여왕 역은 골다 로셔블 말고 다른 사람을 떠올리기 어려울 정도예요. 조만간 샬롯 여왕의 프리퀄 스핀오프 작품도 만날 수 있다고 하네요.
덴버리 부인 역의 아조아 안도는 국내에서 더 위쳐 시즌2에서도 만났습니다. 멜리텔레 신전의 여사제 네네케 역으로 게롤트와 시리에게 조언을 하는 현명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 브리저튼 시리즈에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아조아 안도는 인터뷰에서 헤이스팅스 공작과 게롤트는 일종의 편협함이 있는데 그런 부분에 대한 조언, 여성이 직설적으로 말하는 것에 거부감이 없는 멋진 남자들과 짝을 이루어 네네케 또는 덴버리 부인으로 멋진 여성을 표현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전했습니다. 그리고 샬롯 여왕의 프리퀄 스핀오프 작품에서 젊은 시절 덴버리 부인의 모습을 만날 수 있습니다.
리젠시는 영국의 가장 우아한 시대라고도 불립니다. 브리저튼 시리즈도 당시의 패션으로 시대상을 표현하려 노력한 흔적이 엿보입니다. 18세기 중반부터 기점으로 코르셋 착용 여부와 허리선으로 패션의 큰 차이점을 보이고 있는데요. 왕족들은 여전히 코르셋과 가발을 고수하며 보수적인 면을 강조하고 귀족들은 코르셋을 없애고 최신 유행인 높은 허리선으로 진보적인 성향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패션(Fashion)과 쾌락(passion)은 즐거움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하는 동음이의어 이기도 합니다. 브리저튼은 이전 시즌에서 충격적 노출수위로 놀라움과 즐거움을 동시에 주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넷플릭스에서 직접 엄빠 주의 좌표를 찍어주네요. 예상보다 약하다는 평도 있지만 29금 영상은 직접 눈으로 확인해야죠. 브리저튼 시즌2의 베스트 베드신은 7화의 50분부터 확인 하세요.
귀족은 18세기에 와서야 가문 사이의 정략결혼이 아닌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혼이 가능해집니다. 이 또한 귀족의 편의를 위한 방편에 지나지 않았는데요. 영국 사회의 신흥 부자들은 신분상승을 위해, 몰락해가는 귀족 집안은 고상한 생활을 유지할 방편으로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혼을 가장한 계약 결혼이 유행합니다. 부도덕한 결혼생활이 당연시되고 이 시기 영국에서 혼인 윤리는 세간의 이목이 되는 주제로 예술계에서 자주 풍자되던 소재였습니다. 심지어 상류층에서 불륜을 세련된 것으로 여겨 당시 런던 여성의 절반이 매춘부라는 통계도 있습니다. 코르티잔이라 불리는 고급 매춘부들이 대부분이고요. 시즌1에서 앤소니가 사랑했던 오페라 가수도 코르티잔입니다.
코르티잔은 정부(情婦)보다는 인플루언서에 가깝습니다. 착취하는 포주 없이 공공장소, 사교장소를 드나들며 상류층과 교류하고 왕족, 귀족, 고위 관료, 신흥 부자, 유명 예술인 할 것 없이 염문을 뿌렸습니다. 사교계에 충격을 주고 존재감을 부각하기 위해 창의적인 옷을 입고 머리를 염색하기도 했고요. 그들의 앞선 패션과 사생활은 항상 가십지의 중심에서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코르티잔은 수준 높은 교양을 갖추고 상류층 문화에 조예가 깊으며 사교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할수록 유명해졌는데요. 상류층 남성에게 코르티잔의 명성은 곧 자신의 수준을 보여주는 자산이었고, 일종의 예의이자 체면이었습니다. 앞다투어 코르티잔을 대동하고 사교계를 누비며 그에 합당한 보수로 사유지, 보석을 경쟁하듯 후원했습니다. 이후에 귀족 자제들이 진짜 사랑을 찾아 결혼하는 바람에 이들은 한때를 풍미했던 존재로 기억될 뿐이지만 당시에는 남성과 거의 동등한 자격을 누리며 지적 자유를 즐기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오늘날의 서양 요리는 버터의 맛을 대표적으로 떠올리지만 18세기의 유럽 사회는 후추, 육두구를 많이 치는 것이 부의 상징이었기 때문에 매운맛이 대표적이라는 추측이 있습니다. 그리고 전해오는 중세 레시피를 보면 포도주, 식초, 포도즙을 베이스로 신맛이 주를 이루고 있고요. 영국의 음식이 단조롭기로 유명한데 브리저튼 시즌2에는 다채로운 색감과 아이디어 넘치는 럭셔리한 만찬 음식을 만날 수 있습니다.
당시 평민과 귀족의 소화기관이 다르다고 하여 귀족은 정제되고 섬세한 요리를 먹어야 하며 평민은 거친 요리를 섭취해도 된다는 이야기가 상식으로 널리 퍼져있었으며 귀족 자제들에게 술을 넣은 초콜릿을 성관계를 했을 때와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한다고 섭취를 제한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당시 차는 값비싼 기호품이며 비싼 설탕을 넣고 달콤한 디저트까지 즐기는 영국의 티타임은 부와 지위를 과시하는 또 하나의 수단이었습니다. 특히 귀족부인들을 중심으로 크게 유행했습니다.
브리저튼 시즌2는 2개의 ost 앨범, 클래식 커버와 작곡가 크리스 바워스의 오리지널 트랙을 발매했습니다. 이번 클래식 커버 앨범은 너바나의 Stay Away, 마돈나의 Material Girl, 리한나의 Diamonds, 로빈의 Dancing On My Own, 엘러니스 모리세트의 You Oughta Know 등을 편곡하였습니다. 이전 시즌에도 최신 팝을 커버한 클래식 곡으로 참신함과 시대극에 위화감 없는 음악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는데요. 이번 시즌에도 익숙한 멜로디가 극의 몰입을 높이고 있습니다.
<시즌2 에피소드별 OST>
에피소드 1화: 너바나의 Stay Away, 마돈나의 Material Girl, 리한나의 Diamonds
에피소드 4화: 로빈의 Dancing On My Own
에피소드 5화: 엘러니스 모리세트의 You Oughta Know
에피소드 6화: 라타 망게쉬카르의 Kabhi Khushi Kabhie Gham, 헤리 스타일스의 Sign of the Times, 핑크의 What About Us
에피소드 7화: 캘빈 헤리스 & 제자들의 How Deep is Your Love
에피소드 8화: 마일리 사일러스의 Wrecking B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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